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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야기

백야 그리고 베르히만과 뭉크

mahler2 2007. 8. 24. 11:30


얼마전 영화계 두분의 거장이 같은 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Ingmar Bergman과 Michelangelo Antonioni... 이 두분의 타계 소식에 아마 많은 영화팬들이 눈물을 흘렸을 겁니다...

제가 베르히만 감독의 영화를 처음 만난 건 90년대 중반 대종상시상식 주간에 '백두대간'에서 수입한 영화들을 계몽문화센터에서 상영하던 때입니다...
그때 베르히만 감독의 화니와 알렉산더를 봤습니다...
학교의 조그만 강의실에서 쭈그리고보던 나쁜 화질의 제7의 봉인이나 산딸기를 봤을 때와는 또다른 충격과 흥분을 느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를 보고 나와서 흥분을 가라앉히면서도 두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더군요...

1. 왜 애들은 맨날 낮잠을 자는가?
   : 항상 잘때 엄마가 들어와서 밝은 창문을 가리려고 커튼을 쳐주죠...

2. 상자속에 갇혀있던 아이들을 어떻게 빼내는가?

2번은 그냥 그 랍비가 마술사라는 쉬운 결론을 내렸고... 전자는 한동안 의문이였습니다.
(그때 인터넷이 있었다면 쉽게 알 수 있었을텐데...ㅎ)
그러다... 배경이 노르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렸고... 백야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주 쉽게 추론할 수 있는거였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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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후배 홈피에서 뭉크의 그림을 하나 발견하고 펌해서 제가 운영하던 클럽에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위의 그림은 Edvard Munch의 Summer night's dream이라는 작품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한여름 밤의 꿈 정도?의 제목이겠죠...

그때 어떤 회원분이 그림과 제목을 매칭시킬려고 해도 잘 안된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해가 떠 있는데 왜 한여름밤의 꿈이냐'고...

이 그림은 1893년 뭉크가 노르웨이에 돌아온 뒤 1년 후에 그린 현재 Museum of fine art, Boston에서 전시중인 작품입니다...

공간적 배경은 노르웨이의 어느 마을(뒤에는 피요르드 해안이겠죠)... 그리고 시간적 배경은 낮이 아니라 밤입니다... 그리고 해가 아니라 달이죠...
즉 위의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백야로 인해 밝은 밤이 배경이 되었습니다...

그림 속의 여인은 그녀의 주체적인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녀의 연인의 눈에 의해 재구성된 모습이라는 의견이 좀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마 뭉크 자신이 이 그림에 대해 남긴 노트가 근거가 될 거 같습니다...

“What a deep mark she left on my mind, so deep that no other image can ever totally drive it away.”

그의 첫사랑의 아픔을 담았다는 설명의 근거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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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그냥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겐 아주 특별한 공간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백야나 극광 역시도...

다시 한번 얼마전 타계하신 두 분의 명복을 빕니다....

p.s. 또 한명의 노르웨이 출신의 예술가입니다. 페르귄트 서곡으로 유명한 Edvard Grieg의 Piano Concerto No.1 가단조 중 3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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