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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이야기

별이 빛나는 밤

mahler2 2007. 8. 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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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van Gogh)는 현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그림에 대해서는 반감을 표시하곤 했습니다...
그 좋은 예가 고갱과의 언쟁입니다...

그래서 그는 사실에 기반을 둔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 등을 많이 그렸습니다...
실제로 그가 그린 상상화(:이런 표현이 맞는 건진 모르겠지만)를 찾는다는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초창기 들라크르와나 밀레의 그림을 모사한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있기도 했죠...)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려야한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이런 점이 사실주의와 인상주의(그를 인상주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일이지만)를 연결시키는 요소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사실주의적 경향이 강한 그가 그린 그림 한점을 위에 소개했습니다...
아마 많이들 보고 아시는 그림일 겁니다...

 
별이 빛나는 밤 (the starry night)

이 그림은 보통 풍경화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은 현실 속에 존재하는 풍경이 아닙니다...
왼쪽의 사이프러스 나무는 그가 당시 거주하고 있던 생레미(St. Remy)의 요양소에서 자주 그려 오던 소재입니다...

하지만 그 오른쪽의 고요한 느낌을 주는 마을은 그가 어린 시절 살던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입니다...

요동치는 하늘의 풍경과 너무나도 고요한 느낌을 주는 마을, 그리고 그 사이를 치솟은 사이프러스 나무... 이 모든 것이 그때 그의 정신상태를 반영해주고 있습니다...
반 고흐는 당시 귀를 자르고 아를 사람들의 비난 속에 생 레미의 요양원으로 쫓겨와있는 상태였죠.

불안감이 항상 그의 마음 속을 지배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항상 마음 한 쪽으로는 고향을-그에게 고향이란 성직자적인 삶과 동일한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음- 동경하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요동치는 하늘은 그의 예술가적 이상의 좌절-여기서의 좌절은 그의 이상이었던 예술가의 공동생활의 실패임-의 반영이었습니다...

하늘 높이 향해있는 사이프러스 나무는 둘 사이에서 어느새 커버린 그의 불안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상 그는 말해왔죠...

자신은 한쪽에서는 성직자의 삶을, 다른 한편에서는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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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MoMA의 2층 전시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바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이지만 사방을 압도하는 듯한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갑자기 이 그림이 떠올라서 그냥 몇자 끄적여봤습니다...

  Angst essen Seele auf

그리고 문득 이 영화가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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