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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그리스인 조르바

mahler2 2011. 11. 2. 10:21

예전에 하루키의 '먼북소리'라는 기행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하루키가 80년대 중반 그리스와 이탈리아에서 3년을 살면서 쓴 그들의 삶에 대한 일종의 관찰기록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시절 나왔던 소설이 '댄스 댄스 댄스', '상실의 시대' 등 하루키를 세상에 알린 역작 들이였죠...

 

그 산문집을 읽다보면 찌든 삶의 쳇바퀴 속에 살아가는 일본인(사실 한국인의 삶과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이 바라보는 라틴족의 여유로운 삶에 대한 한심스러운 시각(혹은 질투)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인들의 게으른 삶에 대한 약간은 비판적인 시각으로써 '조르바'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보다는 안소니 퀸의 연기로 기억에 남습니다...

어찌보면 자유로운 영혼의 한 아이콘이라고 볼 수 있죠...

하루키는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그리스인들에 대해 '조르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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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어느날 한국경제는 사망신고를 받았습니다...

김영삼 정권시절 한창 잘나가던 경제는 95년 1인당 국민소득 만불시대를 열면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자축하면서 샴페인을 터트리던 시기였습니다...

해외여행도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고, 그때까지 쉼없이 달려오던 국민들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러던 중 97년 외환위기가 닥쳐오고, 급기야 만기돌아오는 단기외채의 roll-over가 안되면서 디폴트 위기에 접하게 됩니다...

그때 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되었고, 우리 국민들은 다시 한번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모으기 등의 황당한 시츄에이션까지 보이면서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합니다...

 

물론 지금와서 그 당시 IMF의 요청이 합당했는지 혹은 우리의 해결방식이 옳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다시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IMF의 해결책을 거부한 말레이지아는 또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해가면서 현재는 동남아에서 가장 신용등급이 높은 경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수많은 회사가 문을 닫았고, 수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어야 했습니다... 또한 그때 이후로 고용의 유용성(이라고 쓰고 비정규직 확대)이라는 미명하에 여전히 직업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결국 중산층의 붕괴는 그때를 기점으로 점점 강도가 커질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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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그리스 총리는 트로이카가 제시한 방안(유럽정상회담에서 제시된 그리스 해결방안)에 대해서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유로존 통합 이후 가장 큰 이득을 본 국가는 독일과 프랑스 입니다... 역내 무역수지 증가에 최근 유로화 약세를 통해서 비약적인 수출증대까지 이뤄낼 수 있었죠...

하지만 그리스는 어떨까요? 유럽의 저환율 국가였던 그리스는 유로존에 들어와 환율혜택을 받으면서 특별한 노력없이도 관광만으로도 잘 먹고 살았습니다...

지중해 주변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조상이 남겨둔 문화유산을 팔아먹으며 특별한 산업없이(그리스의 경우 해운업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하죠) 잘먹고 잘살았습니다...

특히 EU가입 이후 그리스의 복지는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현재 그리스의 실업수당은 마지막 연봉의 90%까지 지급되고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현재 3D나 가이드업 같은 경우는 이미 터어키인들이나 동유럽인들이 그 수를 채우고 있습니다... 실제 그리스인들은 하루 5-6시간 일하면서 많은 혜택을 얻고 있었죠...

 

위기가 닥쳐옵니다...

조르바들은 늘 그렇듯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토론하기 좋아하고 시위하고 좋아하는 습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갑자기 자기 밥그릇을 빼앗아가는데 손놓고 있을 순 없겠죠...

하지만 위기에 닥쳐서 해결 못하고 허우적 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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