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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산책(1) :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by Johann Sebatian Bach 본문
음악산책이라는 그럭저럭 소소한 제목을 달고 그간 많이 듣던 클래식음악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뭐 일단 그 기준이라는게 계속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죠. 가령 한 때는 미친듯이 파가니니만 들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기준으로는 파가니니의 6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최고라고 막 떠들고 다녔을거 같고 그렇다면 대부분의 소개곡들은 파가니니로 채워져야 할겁니다.
그 후엔 말러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기준이라면 모든 곡은 말러의 교향곡이나 성악곡들로 채워져야했을거구요.
지금은? 요새는 Bach의 성악곡들에 빠져있습니다. 특히 4대 성악대작이라고 할 수 있는 '마태수난곡', '요한수난곡',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미사b단조' 등이 그 대상입니다.
그 중심엔 필리페 헤레베헤와 르네 야곱스가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너무 돈이 많이 들더라구요. 보통 한 작품이 CD 2~4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가뜩이나 비싼 Virgin이나 Harmonia Mundi France 등의 레이블에서 나오기 때문에 일단 3만원 넘는게 기본이라서...
흠...얘기가 샜군요. 어쨌든 그때 그때 기준이 달라지니.. 아니 좀더 솔직하게는 너무 큰 일이 될 거 같아 그냥 생각나는 대로 한두개씩 정리해보려 합니다.
[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
고등학교 3학년 때 정규수업 후에 학교 도서관에 몰아서 공부를 시켰습니다. 한반에서 1~10등까지만 도서관에 감금하는 시스템이였죠. 그리고 가보면 자기 자리라기보다는 각반 등수별로 자리가 있습니다. 즉 성적이 바뀔 때마다 도서관의 자리도 함께 바뀌는 그런 비인간적인 시스템이였습니다.
뭐 저야 별로 등수가 바뀐 적이 없어서 별 차이가 없었지만(ㅎㅎㅎ) 제 옆자리는 자주 바뀌었죠.
어쨌든... 그때 한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도서관 출입문은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잠겨있었지만 내부 생활은 꽤 자유로웠습니다. 거의 모든 친구들이 귀에 이어폰을 꼽고 음악만 들었던거 같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 그 친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으로치면 이준기만큼이나 이쁘게 생긴 친구였습니다. 말도 조간조간하는...
어느날 갑자기 자기가 듣고있던 이어폰을 내밀며...
'들어볼래?'
'뭔데?'
'그냥 들어봐'
'???............................. 너 이런거 듣냐?'
'하루만 들어봐'
마치 바이올린 두대로 연주한거 같은 '바이얼린 독주곡', '이게 클래식음악이구나'라는 명확한 인식 속에서 처음 듣게 된 음악입니다. 당시엔 헤비메탈도 좀 식상해지던 시기였고, 오히려 동아기획사단의 포크락쪽이나 프로그레시브같은 음악을 듣고 있던 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비싼 음반 사모으기는 15년을 훌쩍넘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그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어떻게 사는지 소식을 들을 수 없습니다... (2021년 업데이트 : 교수가 되었네요 ㅎㅎ)
처음엔 그 청명하고 날카로운 바이올린 소리에 끌렸고, 조금 시간이 흘려서는 그 멜로디에 심취하게 됐고 지금은 가끔씩 설레는 마음에 찾고 있는 곡입니다. 아마 Johann Sebastian Bach의 'Sonata and Partita for solo violin' BWV 1001 ~1006 이라고 하면 갸우뚱 하셔도 바흐의 샤콘느라고 하면 아마 다들 '아~~' 하실겁니다. 게다가 한번 들어보시면 더 명확히 아실 수 있구요.
뭐 솔직히 곡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안되고 남이 써놓은거 가져다 붙여도 설득력이 없는거 같아 생략합니다.
Arthur Grumiaux (Philips)
당시 우리나라에 나와있는 LP버젼이였습니다. 아마 그뤼미오는 2번 녹음한 걸로 아는데 혹자는 그뤼미오의 연주가 무미건조하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처음 접했던 무반주 바이올린곡이고 이 곡에 익숙해지다보니 왠지 이 연주가 가장 스탠다드가 아닐까라는 상상하곤 했습니다.
바이올린 본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성과 감성 사이의 적절한 선을 유지한 연주라고 판단됩니다. 게다가 2 for 1으로 싸게 살 수 있습니다.
Henryk Szeryng (DG)
가장 무난한 연주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바흐의 무반주바이올린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이 쉐링입니다... 혹자는 가장 냉철하게 Bach의 의도를 전달하고 있다고도 하고 특히 소나타만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연주를 보여준다고도 합니다.
예전에 학부시절 미학과에서 들었던 음악비평론 수업에 10명의 연주자가 연주한 동일한 곡을 거의 한달간 매주 3시간씩 반복해서 들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구분이 되지만 쉐링의 연주는 너무 반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정은 않가더군요. 그래도 그의 연주가 최고라는데는 이의없습니다.
밀스타인 연주(총 11회)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연주입니다. 이 또한 DG/Sony 등에서 이미 2 for 1 앨범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 역시 싸게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Jascha Heifetz (RCA)
하이페츠입니다. 보통 하이페츠는 비탈리의 '샤콘느'연주때문에 그의 연주스타일은 말 그대로 초절정 기교와 아슬아슬한 감정선을 건드리는 연주로, 어찌보면 그런 연주가 하이페츠의 stereotype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곡들에서도 그리 다르진 않습니다. 하지만 격정적인 연주만 있을 뿐이라고 폄하하기엔 그의 연주는 너무 대단합니다. 그의 특성이 좀 더 잘 드러날 뿐 기본 줄기에 있어서는 역시 하이페츠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의 연주입니다.
개인적으론 그뤼미오의 연주와 함께 꼭 들어봐야 할 앨범이라고 생각됩니다.
Gidon Kremer (Philips)
위의 3명이 이미 다 현역을 떠나 있다면 기돈 크레머는 현재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우리에게 친숙한 연주자입니다. 특히 내한 공연을 꽤 자주해왔기 때문에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죠.
기돈 크레머의 연주는 하이페츠만큼이나 격정적이고 엄청난 기교를 보여줍니다. 특히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은 독주악기로 다중성부를 나타내야하기 때문에 기교도 꽤 중시됩니다. 필립스 앨범에서의 크레머 연주는 격정 그 자체지만 최근 연주인 ECM반에서는 그보다는 결제된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
현역으로 활동하는 연주자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 잼있습니다.
사실 그 외에도 밀스타인, 메뉴힌, 오이스트라흐, 정경화 등 수많은 명연주들이 있지만 우선적으로 생각나는 순서대로 나열해봤습니다. 앞으로도 간략한 메모형식으로 글을 좀 남겨보려 합니다.
p.s. 2021년 2월에 일부 오타들을 수정하면서 정경화의 '파르티타2번 Chaccone'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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