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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FA몸값에 대한 고찰

mahler2 2008. 1.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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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년 준플레이오프 2차전 쐐기 홈런]


최근 현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프로야구단의 가치 폭락을 목격할 수 있었고, 매년 100억대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프로야구단의 적자운영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지는 것은 '과도한 선수들의 몸값'입니다... (어차피 구단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가장 크게 지출되는 항목이 판관비죠... 당연히 그 중에 선수들의 연봉이 포함되구요)

일단 선수들의 연봉이야 FA가 되기 전엔 거의 전적으로 구단에 의해 좌우됩니다... 물론 구단의 제시연봉이 맘에 안들어 연봉조정신청을 하기도 하지만... 그 전례도 적고 구단에 찍히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꺼려지는 상황이죠...

하지만 FA가 되면 그 사정이 좀 달라집니다... FA 말그대로 Free Agent입니다... 즉 구단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위치, 몸값 등을 네고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여기서는 주로 FA에 한정해서 얘기해 볼까 합니다...


1. 가격결정요인

경제이론에 따르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물론 그 시장의 특성에 따라 외부요인들이 개입할 수도 있습니다...
FA시장에서의 수요자와 공급자는 어떻게 나눠질까요?

우선 공급자는 선수입니다. 즉 선수는 자기자신을 상품으로 해서 구단들에게 제시하게 되죠... 선수가 공급자가 될 수 있는 건 FA라는 자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공급자가 자신이 만든 상품(물론 선수본인이겠죠)의 가격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자신의 절대적 가치 이외에도 대체재(가령 자신이 1루수인데 그때 시장에 나오는 다른 1루수)의 존재유무 등이 될 것입니다...

수요자는 당연히 선수를 필요로 하는 구단이 되겠죠... 그 구단은 그 상품의 절대적인 가치 이외에도 현재 그 팀의 선수구성과 팜의 상황등을 고려하여 그 상품에 호가를 내게 되겠죠...

그 밖에 가격결정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은 뭐가 있을까요?
일단 공급자가 해당시장이 아니라 타시장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 되겠죠... 아예 공급자체가 사라질 수 있는 그런 상황들... 어쨌든 선수와 구단 이외의 다른 사항들은 다 여기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2. 가격결정 메카니즘

그럼 실제 가격이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 지 알아본다면... 각 그래프가 있고 서로 만나는 점에서 균형(Equilibrium)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현실로 돌아가서 보면 공급자는 여러 수요자들을 만나서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가장 근접한 수요자를 만나 가격을 결정하게 됩니다...

FA선수들의 연봉계약 역시 위와 같은 룰을 따르기 때문에 시장원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할 수 있죠...
일단 공급자인 선수 입장에선.. 자신의 성적과 과거 자신과 비슷한 성적을 기록한 선수의 FA계약사례에 현실가치 등을 감안해서 잠정가격을 정할 것입니다...

수요자인 구단측에서는 마찬가지로 과거의 사례 뿐만 아니라 현재 수요의 경쟁자가 있는지를 살피고 그에 맞춰 가격을 도출해 낼것입니다...

그 후에 여타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가격에서 합의를 하게 되겠죠...


3. 문제점1 : 연봉수준이 너무 높다

우선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FA의 몸값이 너무 높다... 그리고 구단 적자운영의 원흉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연봉을 좀 줄여야 한다...! 라는 의견이 있는 듯 합니다...

심정수의 60억, 두산이 김동주에게 제시한 62억.. 그 밖에는 고액연봉수급자들의 경우 50억 이내에서 체결되고 있습니다... 절대액수 자체로도 큰 액수이며 국내 프로야구시장 규모에 비춰볼 때도 작은 액수가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저런 가격이 책정될 수 있었을까요?

우선 공급자들이 아예 해외로 나갈 수도 있다는 가정 때문입니다... A급 선수들의 경우 FA가 되면 해외진출을 모색하게 됩니다... 정말 꼭 나가겠다는 의지도 있지만 몸값을 올리려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Premium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수요자인 팀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포지션일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심정수의 경우에는 이승엽과 마해영, 브리또가 동시에 빠져나가 순식간에 똑딱이가 되어버린 삼성타순을 살리고자 거액을 들여 영입하게 된거죠...

이런 식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늘어나는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경우에는 공급자인 선수들 스스로가 몸값을 올리기 보다는 수요자인 구단의 필요에 의해 연봉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나 팀을 옮기는 FA인 경우에 그런 현상이 두드러졌죠...

이제 여기서 몸값수준이 너무 높으니 그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을 세우자고 할 경우... 과연 그 상한선이 지켜질지는 의문이 듭니다... 모든 시장에서 가격제한제(상한 혹은 하한)는 시장의 왜곡과 암시장을 만들어낼 뿐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타자의 몸값은 4년 기준으로 30억을 넘지 못한다고 정했는데 당장 내년에 이대호선수가 FA로 풀린다고 한다면 과연 그 값에 계약이 될까요? 어떤 식으로든 편법으로 그 이상의 보상이 뒤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좋고 구단의 재정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그 방법이 인위적이 될 경우 분명히 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4. 문제점 2 : 구단은 왜 무리해서 선수영입을 하는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구단의 재무제표에 대해 언급을 하셨습니다...
삼성라이온즈의 경우 2006년 회계자료에서 보면 광고비, 매출, 혹은 스포렉스이용 금액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계열사들의 보조를 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계열사들의 도움없이는 단 1년도 독자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럼 도데체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도 최소한 한 계약당 연에 10억 이상씩 들어갈 고액계약을 척척 해내는 것일까?
대충 짱구를 굴려봐도 절대 삼성라이온즈의 독단에 의해 결정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즉 모기업의 결제를 득해야만 가능한 비용지출이라는거죠...

이미 FA계약이나 선수연봉에 대해서는 개개인은 몰라도 전체 계약규모의 큰틀에 대해서는 이미 모기업 혹은 계열사들과의 합의가 있기 때문에 적자운영을 하는 법인임에도 큰 지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기업에 따라서 그 Budget이 작아서 안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Budget과 관계없이 지르고 그후에 결제를 득할 수 있는 곳도 있겠죠...
즉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FA몸값이 구단운영에 부담이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왜냐면 그 금액을 포함한 모기업의 보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들이 그 돈이 부담이 되고, 야구단 운영이 아무 쓸모없다면 절대 지출하지 않았을 겁니다... 모기업이 어려워진 경우 이외에 지금까지 프로야구단을 철수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엔 정권의 요청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했다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최소한의 광고효과조차 없다고 생각한다면 접을 수도 있습니다...

팬들의 불만이 부담된다구요? 제주도로 옮긴 부천SK, 여자농구단을 우승한 다음날 없애버린 SK... 지금 SK가 그런 일들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나요? 그렇지 않죠...
만약에 정말 필요없다면 그만두고 나갈 수 있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5. 결론

에고 장황하게 쓰고보니 내용이 없는 글이 되어버렸군요...

간단하게 요약하면...

"FA의 몸값은 선수와 구단의 합의로 도출된다. 지금 야구가 어렵다고 몸값을 인위적으로 낮춘다고 해도 결국 어떻게든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Prisoner's dilemma)
또한 과도한 몸값의 책임은 주로 구단에게 있다. 선수가 비난받을 상황은 그 몸값에 걸맞는 활약을 못했을 때이다."

정도 입니다...

최근 야구판은 전래 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KT가 발을 뺀 이후 어느 누구에게라도 책임을 지우기 위해 여기저기 비난의 화살이 날아가고 있더군요... 그리고 서로 팬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도 있구요...

하지만 지금은 그러기보다는 서로 합심해서 해결점을 찾아나가야 할 상황인거 같습니다... 비난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독려할 시기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가장 Fair Value에 가깝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