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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이야기

2004년 OOPS로 추정한 위기관리능력

mahler2 2007. 8. 1. 17:46


위의 그림은 X축을 피OPS, Y축을 ERA로 놓고 올해 50이닝 이상 던진 선발투수들의 기록을 뿌려놓은 것입니다.
그냥 점들이 모여있는 모습만 딱 봐도

  '대체적으로 OOPS가 높을수록 ERA도 높군'

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뭐 당연한 결과입니다. 아무래도 자주 그리고 멀리 내보낼수록 점수를 내줄 확률은 올라갈테니까요.

그림을 잘 보시면 점들 사이에 하나의 선이 있고 그 옆에는 Y = 13.585X-5.6882,  R2 = 0.8287 라는 식이 있죠. 뭐 통계학이나 계량경제 공부하신 분들은 익숙하신 식이고 처음 보신 분들은 왠 쌩뚱맞은 숫자놀음이냐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우선 앞의 식은 단순회귀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점들의 모임이 전체적으로 어떤 추세를 보이느냐를 말해주는 식이죠. 그냥 딱 보시기에도 그림의 직선은 점들의 모임의 중심부를 통과하고 있지 않나요?(아님 어쩔 수 없구요…-_-)

그 아래에 있는 식은 이 직선이 얼마나 점들 모임의 움직임을 잘 설명하고 있냐를 보여주는 식입니다… R2가 1로 수렴할수록 X변수(여기서는 OOPS)가 Y변수(ERA)의 움직임을 더 잘 설명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R^2가 0.8287이면 상대적으로 선발투수의 OOPS가 ERA의 움직임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죠. 불펜투수들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에는 R^2가 0.679로 선발투수에 비해 떨어집니다. 뭐 이건 다들 아시다시피 불펜투수들의 경우에는 안타를 맞거나 해도 기출루자의 실점은 본인의 ERA에 반영이 안되기 때문에 ERA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뭐 쓸데없는 얘기는 여기까지고 그럼 어떤 방식으로 위기관리능력을 평가했느냐가 핵심입니다. 다시 위의 식으로 돌아가서 Y(ERA) = 13.585X(OOPS)-5.6882라고 했는데 이 식이 제대론 된 모델이라고 가정했을 때 OOPS = 1인 투수는 7.90정도의 ERA이 나와야 정상입니다. 만약 7.90보다 낮은 ERA을 기록했다면

 

‘두들겨 맞은거에 비해 적게 실점했다’

라는 잠정적인 결론을 낼 수 있죠.

위기관리능력 = 실제ERA - (13.585 * OOPS-5.6882) 라는 제 나름대로의 공식을 산정했습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능력 > 0 이면 맞은 거에 비해 더 많은 실점을 한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맞은 거에 비해 적은 실점을 했기 때문에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다라고 생각할 근거가 된다는 말도 안되는 이론입니다.

어쨌거나 위와 같은 방식으로 낸 선발투수들의 위기관리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과로 높고 보면 장문석이 1위를 기록했네요. 장문석의 OOPS만을 고려했을 때의 ERA는 4.98이 되어야 할텐데 실제 ERA는 4.03이군. 뭐 이렇게 결론 내리시면 될 거 같습니다.^^ 완전 허접한 분석이죠-_-;;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4점대 ERA를 가진 장문석이 OOPS에 비해 점수를 덜 준것과 2점대 ERA를 가진 엘승호가 OOPS에 비해 점수를 덜 줬다고 하는 지표를 단순비교하는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솔직히 방어율 8점대의 투수가 '그래도 두들겨맞은거에 비해서는 점수를 덜 줬구나. 위기관리능력이 뛰어나네'라고 하기엔 좀 부족하죠.

그래서 ERA 계층별로 순위를 매겨봤습니다.

 

2점대 ERA
1. 엘승호
2. 레스
3. 리오스
4. 배영수

 

이상의 선수들이 OOPS대비 낮은 ERA를 기록한 선수들입니다. 이 중 배영수는 거의 평균에 일치하는 기록을 보였고 위의 3명... 엘승호, 레스, 리오스 선수는 상대적으로 맞은 거에 비해 적은 점수를 준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선수입니다.

배영수 이하의 선수를 보시면 김진우, 손민한, 박명환 등 OOPS의 특징이 구위가 좋은 선수들이 구위에 비해 점수를 더 준 선수들로 기록됐네요. 이 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보입니다. 어린 선수들(손민한은 예외)은 구위에 비해 위기관리능력이 약간(2점대 방어율이므로 아주아주 약간) 떨어진다는 정도입니다.

 

3점대 ERA
1. 피어리
2. 에승호
3. 주형광
4. 박지철

 

피어리는 어느 정도 예상됐었구요. 에승호는 여기에 포함되기엔 ERA가 3.99라서 좀...-_-;;; 뭐 어쨌든 아래 순위를 보시면 엄정욱, 오재영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RA 4점대 이상은 왠지 위기관리능력이라고 하기 좀 그래서 따로 안적었습니다.

 

뭐 이걸 보면서 느낀 점은 다른 것보다는 레스, 리오스 이 두 외국인투수가 생각보다는 대단한 활약을 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 선수들은 구위 이외에도 노련함으로 상대타자들을 요리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죠.

그리고 전반적으로 젊은 투수들은 실제 ERA이 자신의 OOPS로 추정한 ERA보다 조금씩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런 점은 아직 노련미가 조금 부족하다는 거겠죠.

휴우...생각보다 글이 길어졌군요. 읽다보시면 아시겠지만 어거지도 많고 논리적인 맹점도 많습니다. 가령 누군가 ERA와 OOPS가 선형(linear)관계에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 곡선이면 안되냐? 등의 딴지를 거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전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방식대로 한번 해본거니까요...^^ 그냥 이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 정도로 가볍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길고 지루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참고로 선발투수 OOPS순위는
1. 박명환
2. 손민한
3. 배영수
4. 김진우
5. 권오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