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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

음악이 흐르는 밤에

mahler2 2007. 7. 28. 09:29

 

얼마전 웹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정 혜 정

한 2년 전에 다시 돌아오셔서 MBC 주말 9시 뉴스를 진행하셨었죠... 예전엔...아주 예전엔 손석희씨와 함께 7시 뉴스를 진행했었는데...

당시 뛰어난 외모로 몇년 전 결혼한 황현정 아나운서를 연상시킬 정도의 인기를 누렸었죠... 그리고 조간조간한 말투... 그게 벌써 20년 가까이 전인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88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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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은 제 기억 속엔 꽤나 특별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제겐 아나운서라기보단 라디오 DJ로 기억된답니다... 그것도 새벽 2시부터 4시까지하던... "음.악.이. 흐.르.는. 밤.에."의 DJ로서...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인 우리에게 그 프로는 정말 단비같던 존재였습니다. 당시엔 어떤 TV프로도, 라디오 프로도 음악에 굶주려있던 우릴 만족시킬 수 없었죠. 물론 지금과 같은 인터넷도 MP3도 없었구요.

우리의 유일한 탈출구는 정혜정이 진행하던 바로 그 프로그램이였습니다. 거의 모두가 잠들어버린 시간에, 이어폰 하나에 기대여 숨죽여 듣던 그 음악들...

그리고 그녀가 읽어주는 리처드 버튼...

정말이지 우리에겐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시간이였습니다.

당시 주된 메뉴는 동아기획 사단이라고 불리던 들국화, 어떤날, 김현식, 시인과 촌장 등 당시 TV에선 절대 볼 수 없고, 라디오에서도 간간히 들을 수 있는 그런 노래들이였습니다.

지금 기억나는 시간은 일요일날 진행하던... '청취자가 뽑은 5곡'이였습니다.

5곡을 사연과 함께 엽서로 보내곤 했었죠.

(당시 중고딩들은 엽서 꾸며서 라디오방송에 보내기가 평소 생활의 한 20%는 차지했죠...ㅎ)

 

그러다 그녀의 방송이 인기를 얻어... 한 1년 후쯤... 12시에 진행하는 '0시의 데이트'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때, "음악이 흐르는 밤에"의 마지막 방송날... 그녀는 자신이 뽑은 5곡을 방송했습니다.

지금은 그 중 이광조의 '사랑의 밀어를 따라'와 이병우의 '이젠 안녕'만 기억나지만... 그녀의 따스하지만 약간 건조한 목소리는 잊혀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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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 시간이 흘렀네요.

요새는 그렇게 집중할 만한 게 잘 안보이네요. 음악을 들어도 영화를 봐도...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거 같습니다.


p.s. 첨부한 곡은 당시 시그널 음악이였던... Paul Winter의 Winter's Drea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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