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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만화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mahler2 2014. 2. 12. 15:18

오랜만에 티스토리에 왔다.

아주 오랜만이다... 아마 그녀가 떠난 기일 즈음에만 이곳이 떠오르나보다.

오늘은 아주 우연히 베를렌느의 '하늘은 지붕 위로'가 떠올랐다. 디카프리오가 미소년 시절에 찍었던 'Total Eclipse'에서는 완전 배나온 대머리 아저씨로 나왔던 베를렌느...

뭐 어쨌든 하늘은 지붕위로가 떠오르니 무슨 연쇄반응처럼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가 떠올랐다.


            (이상하게도 이 영화에선 이 스틸사진이 많이 쓰인다)


당시에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 핑계를 대보자면 너무 개봉기간이 짧았다.

요새였으면 아예 개봉조차 못됐을거 같긴 하지만...ㅎㅎ  어쨌든 비디오가 나오자마자 빌렸었다... 사실 이런 영화는 비디오로 나와도 거의 구하기 어렵다... 예전에 관금붕의 '레드 로즈, 화이트 로즈'도 정말 어렵게 빌렸었다 ㅜㅜ

정말 어렵게 빌렸었는데... 이 영화를 그렇게까지 보고 싶었던 이유는... 길에서 나눠준 영화 팜플렛에 붙어있던 한편의 시 때문이였는지도 모른다.

그 시가 바로 베를렌느의 '하늘은 지붕 위로'였다.


그때... 스물 다섯에 읽던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보렴. 뭘했니?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무엇을 했니?'


그때의 그 글귀가... 왜 그렇게 절절했었는지... 그때 절망 속에서 랭보를 읽고, 반 고흐를 보고, 말러를 듣던... 그 스물 다섯이 왜 그렇게까지 절실했는지...



이제 그때보다 18살이 더 먹고서... 지금엔 정말 그땐 내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그냥 그렇게 뭔가에 매달리며 절실했던게.. 그만한 가치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절은 나의 소중한 추억이고... 그 때의 시간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는거 같다.

그때의 기억이, 그때의 시가, 그때의 그림이, 또 그때의 음악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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