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of being wild

다시 떠오른 그녀의 기억 - 오지은 본문

한국대중음악

다시 떠오른 그녀의 기억 - 오지은

mahler2 2020. 9. 22. 22:22

 

그런 경우가 있다
기억에서 도려낸 거처럼 전혀 떠오르지 않는 그런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노래들이 있다.

 

어떻게 그녀의 노래를 처음 알게 됐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그때는 매니아적인 게시판 활동을 할 때였고, 거기서 소개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추측 정도만 해본다.

아마 그때 처음 들어본 노래는 '화(華)'였던 걸로 기억난다.

너무 충격적이였다.

읊조리는 듯한 창법도 충격이였지만 가사 역시 놀라울 지경이였다.

그녀가 음반을 내게 된 과정은 그거에 비하면 놀랄 만한 과정도 아니였다.

아니 그보단 그녀 1집 앨범 첫번째 수록곡인 '당신이 필요해요'가 더 전율이였다.

이런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가수가 있다. 그리고 이런 말도 안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니.

그냥 충격의 연속이였다.

그 후로 그녀를 쫓았고, 여기저기 콘서트도 따라다녔고 모든 노래를 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잊혀졌다.

아니 어찌보면 머리속에서 지워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그 시절 같이 들었던 캐스커, 타루, 한희원, 에피톤프로젝트, 웨일, 러브홀릭 노래도 여전히 찾아듣는데...

어떻게 음악플랫폼에서 그녀의 이름을 검색하지 않았던걸까?

 

스마트폰을 새로 바꾸면서 기존 폰에 있던 재생목록을 옮길 줄 몰라서 오늘 다시 작성하고 있었다.

요새 가장 많이 듣는 우효와 모트의 노래들을 담고, 스텔라장이나 박윤하 노래를 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불현듯 오지은이라는 이름이 떠올랐고, 긴장된 마음으로 검색을 했다.

그녀는 여전히 노래하고 있었고, 만들고 있었다.

조금씩 조금씩 그녀를 떠올리고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

그 시절 정말 미친듯이 틀어제꼈던 그녀의 노래들을 다시 들으며 잊고 있던 추억들을 떠올린다.

 

시간은 흘러가고, 난 늘 그렇듯 오늘도 그 시간을 거슬러 하나둘씩 두고온 파편들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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